'단백질 식품 순위'를 찾아보면 맨 위에는 대개 말린 해조류나 말린 생선이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 식품성분 자료로 보면 말린 스피루리나는 100g에 단백질이 57g이 넘어서, 구운 닭가슴살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스피루리나 100g을 한 끼에 먹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순위표에서 1위가 정해지는 기준과 우리가 실제로 먹는 양이 다르다 보니 생기는 일입니다. 한 번에 먹는 양으로 다시 세어 보면 1위가 바뀌고, 순서도 꽤 많이 달라집니다.
단백질 식품 1위가 말린 음식인 이유
대부분의 순위표는 100g당 단백질로 줄을 세웁니다. 이 방식으로는 수분이 빠져 같은 무게에 영양소가 몰린 식품이 앞으로 나옵니다. 국내 보도도 100g 기준으로 황태 74g, 콩가루 38g, 닭가슴살 23g, 생명태 16~17g, 달걀 13g을 소개했습니다.
같은 명태인데도 말린 황태와 생명태는 숫자가 네 배 넘게 차이 납니다. 100g 순위는 '얼마나 응축되었나'를 보여 주는 표에 가깝습니다. 그 식품을 한 끼에 먹었을 때 단백질을 얼마나 얻는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기사는 두부를 100g당 6~9g으로 적으면서 한 모(약 300g)로는 18~28g이라고 함께 썼습니다. 기사도 100g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는 식품에는 덩어리 단위를 덧붙인 셈입니다.

한 번에 먹는 양으로 다시 세운 순위
USDA 자료에는 100g당 값과 함께 가정에서 쓰는 계량 단위의 무게가 적혀 있습니다. 1큰술, 1온스, 반쪽, 1/4모 같은 단위입니다. 두 값을 곱해 계량 단위 하나에 든 단백질을 계산해 봤습니다.
| 식품 (USDA 기준) | 100g당 단백질 | USDA 계량 단위 (무게) | 계량 단위당 단백질 (계산값) |
|---|---|---|---|
| 말린 스피루리나 | 57.47g | 1큰술 (7g) | 약 4.0g |
| 구운 닭가슴살 (껍질·뼈 제외) | 31.02g | 반쪽 (86g) | 약 26.7g |
| 말린 호박씨 | 30.23g | 1온스 (28.35g) | 약 8.6g |
| 간 파르메산 치즈 | 28.42g | 1큰술 (5g) | 약 1.4g |
| 단단한 두부 (생) | 17.27g | 1/4모 (81g) | 약 14.0g |
| 완숙 달걀 | 12.58g | 큰 것 1개 (50g) | 약 6.3g |
100g 기준으로는 스피루리나, 닭가슴살, 호박씨, 파르메산, 두부, 달걀 순입니다. 계량 단위로 바꾸면 닭가슴살, 두부, 호박씨, 달걀, 스피루리나, 파르메산 순이 됩니다. 1위였던 스피루리나는 한 큰술에 달걀 한 개보다 단백질이 적습니다. 다섯 번째였던 두부는 2위로 올라옵니다.
다만 이 계량 단위는 USDA가 적어 둔 측정 단위일 뿐, 권장하는 1회 섭취량이 아닙니다. 그래서 위 순서도 '이렇게 먹는 게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준을 100g에서 실제 먹는 덩어리로 옮기면 순서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시로 읽어 주세요. 어떤 1회 분량을 쓰느냐에 따라 순위는 또 달라집니다.

우리 식탁의 단백질 식품군은 한 번에 얼마일까
국내 기준으로 한 번에 먹는 양을 알고 싶다면 식약처 자료가 참고가 됩니다. 식약처 식품안전나라의 적색육·가공육 안내는 고기·생선·달걀·콩류를 한 식품군으로 묶고 1인 1회 분량을 제시합니다. 근거로는 보건복지부(2015)를 적었습니다.
| 식품 | 1인 1회 분량 |
|---|---|
| 돼지고기·쇠고기·닭고기 | 60g |
| 달걀 | 60g |
| 고등어 | 60g |
| 두부 | 80g |
| 비엔나소시지·햄 | 30g |
이 60g에 USDA의 구운 닭가슴살 값을 곱하면 국내 1회 분량의 단백질이 나올 것 같지만, 그렇게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식약처의 60g이 생고기 무게인지 익힌 뒤 무게인지가 그 페이지에 적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기는 익히면 무게가 달라지므로, 기준이 다른 두 숫자를 곱한 값은 공식 수치처럼 쓸 수 없습니다.
같은 페이지는 이 식품군을 하루에 몇 번 먹을지도 나이와 성별에 따라 1.5~5.5회로 제시합니다.
| 나이 | 남자 | 여자 |
|---|---|---|
| 19~29세 | 5회 | 4회 |
| 65세 이상 | 4회 | 2.5회 |
이렇게 보면 단백질 식품은 '무엇이 1위인가'보다 '한 번에 어느 정도를 하루 몇 번 먹는가'로 생각하는 편이 실제 식사와 더 가깝습니다.


식물성 식품으로 바꿔도 단백질은 그대로일까
위 표에서 두부가 2위로 올라오는 걸 보면 식물성 식품만으로 충분하냐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두 연구가 서로 다른 방향을 보여 줍니다.
미국·캐나다 재림교인 71,751명이 식품섭취빈도 설문에 답한 분석에서 하루 2,000kcal로 맞춘 평균 단백질 섭취량은 비채식인 75.8g, 엄격한 채식인 72.3g으로 비슷했습니다. 다만 설문에 기댄 단면 연구라 평균이 같다고 모든 사람이 충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네덜란드 65~79세 607명의 식사 자료 시뮬레이션은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대체품으로 같은 무게만큼 바꾸는 가정 계산을 했고, 단백질이 평균필요량에 못 미치는 비율이 남자 약 7.5%에서 56.7%로, 여자 약 11.1%에서 60.2%로 올랐습니다. 같은 무게로 바꾼다고 단백질 양까지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은 앞의 '기준을 바꾸면 순위가 바뀐다'는 이야기와 같은 결입니다.


순위표를 보고 무엇을 고를지 정할 때
단백질 식품을 장바구니에 담기 전에는 순위표가 몇 g을 기준으로 세운 것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00g 기준이라면 내가 한 번에 실제로 먹는 양을 곱해 다시 따져 봐야 합니다. 말린 가루나 고명처럼 한 숟가락씩 먹는 식품은 100g 순위가 높아도 한 끼에 보태는 양은 작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그 식품을 하루 몇 번 먹을 수 있는지를 봅니다. 식약처가 제시한 하루 권장 횟수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식품이라도 20대 남성과 65세 이상 여성에게 맞는 횟수는 다릅니다.
포장 제품이라면 표시된 1회 제공량이 몇 g인지 보고, 그 양에 든 단백질을 비교하는 것이 순위표의 '1위'보다 실제 식사에 가깝습니다. 식물성 식품 위주로 먹는다면 평균값만 믿지 말고, 같은 무게로 바꿔도 단백질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