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이라고 하면 올리브유를 두른 샐러드와 구운 생선 접시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흰쌀밥에 된장국, 김치가 오르는 우리 밥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심장협회는 지중해식이 정해진 한 가지 메뉴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에서는 각자 그 지역 음식에 맞게 바꾼 지중해식을 사람들에게 시험해 봤습니다.
한국 밥상에서도 지중해식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나물·콩·두부·생선을 활용하면서 흰쌀밥 위주의 곡물, 조리 기름, 국과 반찬의 간을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특정 한국 식재료가 지중해 식재료와 같은 건강 효과를 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을 그대로 활용하고 무엇을 바꿀지는 식품 이름보다 평소 먹는 구성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중해식은 재료 목록보다 식사의 방향입니다
영어로 Mediterranean diet라고 부르는 이 식사법을 미국심장협회는 지중해식 안내에서 지역마다 식문화가 다른 여러 모습으로 설명합니다. 공통점은 재료 이름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채소·과일·통곡물·콩류를 중심에 두고 생선·견과·비열대 식물성 기름을 먹습니다. 반대로 가공육·정제 탄수화물·당류·나트륨·포화지방은 줄입니다.
올리브유는 전통적인 지중해식의 중요한 재료입니다. 다만 다른 지역에 맞춘 프로그램에서는 익숙한 식물성 기름도 허용했습니다. 이 차이를 알면 올리브유 한 병을 새로 사는 일과 식사 전체를 바꾸는 일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국 밥상에서 그대로 둘 것과 바꿔 볼 것
이 틀을 우리 밥상에 대 보면 이미 맞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나물과 쌈채소, 두부와 콩, 생선구이, 제철 과일은 지중해식이 강조하는 식품군과 겹칩니다. 굳이 버리고 낯선 재료로 바꿀 이유가 없는 부분입니다.
바꿔 볼 곳은 주로 세 군데라고 봅니다. 흰쌀밥 위주의 곡물, 볶음과 반찬에 쓰는 기름과 동물성 지방, 그리고 국·찌개·장아찌에서 오는 짠맛입니다. 미국심장협회의 2026 식사 지침도 정제곡물 대신 통곡물 음식, 포화지방 식품 대신 불포화지방 식품, 덜 가공한 음식을 권합니다. 나트륨이 적은 식품을 고르고 조리 소금을 줄이라는 권고도 있어, 한국 밥상에서 손볼 곳과 그대로 겹칩니다.

식단표로 옮겨 본 한 가지 예시
아래는 식품군 기준을 한국 밥상에 적용한 예시입니다. 연구에서 제공한 메뉴나 개인별 섭취량 처방은 아닙니다.
| 지금 밥상에서 흔한 것 | 바꿔 볼 방향 | 근거가 되는 식사 방향 |
|---|---|---|
| 흰쌀밥 | 현미·보리 같은 통곡물을 섞은 밥 | 정제곡물 대신 통곡물 |
| 버터·돼지기름으로 볶은 반찬 | 올리브유·콩기름·카놀라유 등을 활용한 조리 | 포화지방 식품 대신 불포화지방 식품 |
| 햄·소시지 반찬 | 생선구이, 두부, 콩 | 가공육 제한, 건강한 단백질원 |
| 짠 국물과 찌개 | 국물은 덜 먹고 간을 한 단계 낮추기 | 나트륨 줄이기 |
| 과자·단 음료 간식 | 과일, 견과 | 첨가당·정제 탄수화물 제한 |
이미 잡곡밥에 두부와 생선을 먹는다면 그 구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흰쌀밥과 가공육 반찬은 그대로 두고 올리브유만 더한다면, 표에서 살펴본 곡물과 단백질원의 변화는 빠집니다. 저는 새 재료를 더 사기 전에 지금 밥상에서 바꿔 넣을 자리를 찾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올리브유 대신 들기름을 써도 되나요
미국 남동부에서 진행한 시험을 보면 올리브유가 필수는 아니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그 지역 입맛에 맞춘 지중해식 'Med-South'를 시험했습니다. DELISH 시험 프로토콜은 맛과 가격이 맞는 사람에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권했습니다. 동시에 콩기름·땅콩기름·카놀라유처럼 익숙하고 저렴한 식물성 기름도 계속 권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익숙한 기름을 반영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한국 성인용 지중해식 실천 설문(K-MEDAS)은 요리 기름을 묻는 문항에 들기름과 올리브유를 함께 넣었습니다. 하지만 설문 문항에 포함했다는 사실만으로 두 기름의 건강 효과가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야 합니다. DELISH는 여러 식물성 기름을 허용했을 뿐, 기름 종류를 나눠 배정해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콩기름 자체의 효과를 보여 준 시험이 아닙니다. 들기름이 올리브유와 같은 효과를 낸다는 근거도 이번 자료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올리브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식사 개선을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버터나 돼지기름을 주로 쓰는지, 이미 콩기름·카놀라유 같은 기름을 쓰는지에 따라 바꿀 부분도 다릅니다. 다만 이번 자료로 들기름과 올리브유의 효과 순위를 매길 수는 없습니다.

생선은 우리 바다의 생선이면 되나요
생선도 기름과 같은 구조입니다. 미국심장협회 안내가 말하는 것은 '생선'이지, 지중해에서 잡힌 특정 어종이 아닙니다. 한국형 지중해식 시험의 배달 식사도 전통 한식보다 곡류를 줄이고 생선·해산물·두부 비중을 높여 짜여 있었습니다.
이를 한국 밥상에 적용하면 햄·소시지 반찬을 먹는 자리에 생선이나 두부·콩 반찬을 놓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등어구이는 그중 생선 요리의 한 예입니다. 고등어와 특정 지중해 생선의 효능이 같다고 입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종을 새로 찾는 것보다 어떤 반찬을 대신하는지부터 보는 것이 이 글에서 제안하는 선택입니다.
김치와 국물은 어떻게 할까요
생선과 채소를 골랐다면 간도 함께 살펴볼 차례입니다. 지중해식 안내와 2026 식사 지침 모두 나트륨을 줄이라고 합니다. 생선이나 나물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소금 사용량까지 적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확인한 자료는 김치나 국물이 지중해식 효과를 얼마나 바꾸는지 수치로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김치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는 근거로 읽을 수도 없습니다. 국물은 덜 떠먹고, 찌개와 무침의 간을 한 단계 낮추는 정도가 이 일반 지침을 우리 밥상에 옮기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지역에 맞춘 지중해식을 실제로 해 본 사람들
지역 음식으로 바꿔도 식사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2026년 8월 20일 발표된 DELISH 시험은 미국 남동부 성인 360명을 두 프로그램에 무작위로 나눠 24개월을 지켜봤습니다. 지역 음식에 맞춘 Med-South와 상업 체중감량 프로그램 WW를 비교한 연구입니다.
추적 방문자에게서 평가한 식사 질 지표의 변화는 Med-South 쪽이 더 좋았습니다. 지역에 맞춘 지중해식 프로그램으로 식사의 질을 개선한 사례입니다.
체중 감소에서는 두 프로그램 사이에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지중해식이라서 더 많이 감량했다고 말할 수 없고, 두 방법의 효과가 같다고 입증한 것도 아닙니다.
Med-South에는 영양사 상담이 포함됐고 두 집단 모두 신체활동 조언을 받았습니다. 무엇을 먹었는지는 참가자 응답에 의존했으며, 24개월 방문 참석률은 69%였습니다. 음식 교체와 상담을 함께 제공한 결과이고, 이 시험이 만성질환 발생 감소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앞선 2021년에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형 지중해식(KMD)을 시험했습니다. 같은 사람이 두 식단을 4주씩 경험했고, KMD 기간에는 평일 점심·저녁 두 끼를 배달받았습니다. 이 두 끼에는 올리브유 15g이 들어 있어, 한국 식재료만으로 모두 대체한 시험은 아니었습니다.
두 기간 모두 열량 제한과 같은 영양사의 조언·상담을 제공했습니다. 대조 기간에는 식사를 배달하지 않았고, 실제 먹은 열량도 두 기간에 달랐습니다. 혈중 지질 변화가 관찰됐지만 이를 올리브유나 생선 한 가지의 효과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식사 구성과 실천을 돕는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이 미국 시험과 닮았습니다.

기름·생선·한국 밥상, 어디까지 말할 수 있나
한국 밥상에 지중해식 원칙을 적용할 때, 나물·콩·두부·생선·과일은 활용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흰쌀밥과 가공육 반찬이 중심이라면 곡물과 단백질원부터, 그 구성이 이미 갖춰졌다면 조리 기름과 간에서 바꿀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 식사 원칙을 생활에 옮기는 방법이지, 특정 재료의 효과가 같다는 보증은 아닙니다.
올리브유나 지중해산 생선을 먼저 갖춰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밥상에서 무엇을 덜고 무엇으로 바꿀지를 먼저 정해 보세요. 그 선택이 쌓여 식사 전체가 달라지는 것이 이 글에서 말하는 한국 밥상의 지중해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