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의 비만 기준은 BMI 25 이상이며, WHO 국제분류의 비만 기준인 30 이상과 다릅니다. 같은 BMI라도 어떤 기준을 적용했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한국 기준이 더 낮은 것은 비만과 함께 나타나는 질환의 위험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비만으로 분류하는 선’과 ‘한 사람의 몸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같은 BMI인데 왜 과체중이기도 하고 비만이기도 할까요?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키는 미터로 바꿔 계산하므로, 키 170cm에 몸무게 75kg인 성인을 가정하면 `75 ÷ (1.70 × 1.70)`으로 약 26.0이 나옵니다.
이 계산값은 기준을 바꿔도 같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그 숫자에 붙이는 분류입니다.
| 적용하는 기준과 대상 | 비만으로 분류하기 시작하는 BMI | 가정한 BMI 26.0의 분류 |
|---|---|---|
| 한국 성인 | 25 이상 | 비만 |
| WHO 성인 국제분류 | 30 이상 | 과체중 |
| 영국 NHS가 안내하는 대부분의 성인 | 30 이상 | 과체중 |
| 영국 NHS가 안내하는 남아시아·중국·기타 아시아·중동·흑인 아프리카·아프리카계 카리브 배경의 성인 | 27.5 이상 | 과체중 |
따라서 계산기와 검진표의 말이 다르다면 먼저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비만 안내는 한국 성인에게 BMI 25 이상을 적용하고, WHO의 성인 국제분류는 같은 지점부터 과체중으로 분류합니다.
‘외국은 모두 30부터 비만’이라고 묶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영국 NHS의 성인 비만 안내처럼, 같은 나라 안에서도 인구 집단에 따라 더 낮은 경계값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은 왜 BMI 25부터 비만으로 볼까요?
경계값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 부근에서 어떤 건강 위험이 나타나는가입니다. 대한비만학회 2022 진료지침은 한국 성인의 BMI 25 기준을 비만 동반 질환의 위험을 고려해 정한 기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판단의 배경에는 BMI와 건강 위험의 관계가 인구 집단마다 같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WHO 전문가 협의 문서는 아시아인 집단에서 BMI·체지방률·건강 위험의 관계가 유럽인 집단과 다르며, BMI 25보다 낮아도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WHO가 모든 아시아인에게 적용할 새 비만 기준을 하나로 정한 것은 아닙니다. 아시아 집단 사이에서도 위험이 나타나는 BMI가 달랐기 때문에 국제분류는 유지하고, 각 나라가 자국 인구의 위험을 살필 수 있도록 공중보건 조치를 검토할 추가 지점들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준과 WHO 국제분류는 적용 목적과 근거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한국의 기준을 설명하면서 “WHO도 아시아인은 모두 25부터 비만이라고 정했다”고 말하면, 문서가 남겨 둔 집단 간 차이를 지우게 됩니다.

허리둘레를 함께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BMI만으로는 지방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안내하는 한국 성인의 복부비만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 복부비만 기준 허리둘레 |
|---|---|
| 남성 | 90cm 이상 |
| 여성 | 85cm 이상 |
BMI가 정상 범위여도 복부비만일 수 있습니다. 키와 몸무게로 만든 숫자에는 지방이 배에 몰려 있는지까지 드러나지 않으므로, 허리둘레는 BMI가 놓치는 지방 분포를 살피는 데 필요합니다.
반대로 BMI가 높다고 체지방도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닙니다. BMI는 근육과 지방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과체중이나 비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한계 때문에 개인의 상태를 평가하는 접근도 보완되고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의 2024 진료지침 해설은 기존 비만 정의를 유지하면서, 허리둘레나 체지방 측정으로 과도한 지방을 확인하고 장기 기능과 일상 기능의 문제도 평가하는 접근을 추가했습니다. 다만 이 접근은 전문가 합의에 기반하며, 널리 적용하기 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명시합니다.
비만 기준을 찾아본 뒤 자기 숫자를 읽을 때도 이 순서가 도움이 됩니다. 먼저 BMI 계산값과 적용한 기준을 확인하고, 허리둘레를 함께 보세요. 분류표의 이름은 알 수 있지만, 그 이름 하나만으로 개인의 건강 위험이나 필요한 조치까지 정할 수는 없습니다.

